올해 여름 여행 계획 끝냈다

작년 태국 여행에 이어 올해 여름에도 또 태국에 간다. 작년엔 15박 16일 동안에 방콕에만 있었고 올해에는 16박 17일로 방콕과 파타야 두 군데로 잡았다. 돈도 없는데 갈 곳은 동남아뿐이다. 일본은 우리 온가족이 싫어해서 절대 갈 생각 없고.


베트남과 태국을 고민하다가 다시 태국으로 정했는데 베트남이든 태국이든 이번에 가게 되면 처음은 아닌데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태국은 QR 결제가 된다는 점이었다. 몇 만 동, 몇 십만 동 이런 지폐 잔뜩 가지고 다니고 싶지가 않았다.


작년에 비해 항공권은 오히려 조금 더 저렴하게 예약했다. 작년엔 아시아나였고, 이번엔 작년처럼 새벽에 도착하고 싶지 않아서 오후에 도착할 수 있는 타이 항공으로 했다. 새벽에 도착하면 실질적으로 하루를 버리는 셈이라 오후에 도착할 수 있는 타이 항공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다.


항공권은 작년이나 올해나 큰 차이는 없는데 숙박비가 많이 비싸졌다. 작년에 갔던 곳으로 비교 검색해 보면 많이 오른 게 느껴진다. 아내한테 농담 삼아 “나는 벌레밭에서도 잘 수 있는데 저렴한 방으로 예약 버튼 누르려다가도 너(아내) 생각하면 안쓰러워서 차마 이런 데를 잡을 수가 없었다”라고 하며 한 일주일 넘게 숙소를 알아봤다. 직장에서도 짬짬이 핸드폰으로 숙박 사이트를 다니다 보니 눈이 안 좋아진 게 느껴진다. 핸드폰의 작은 글씨를 보다가 PC의 큰 글씨를 보다가 하니까 눈이 안 좋아졌다. 오늘은 눈이 침침해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핸드폰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글씨 크기를 한 단계 올리니 확~ 커지면서 너무 보기 좋았다. 하지만 금방 다시 원래대로 기본 크기로 돌려 놨다. 아직은 도저히 큰 글씨로 볼 수가 없었다. 이 큰 글씨에 벌써부터 익숙해지면 안 된다 싶었다. 이런 크기의 글씨로 핸드폰을 보는 나를 아직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. 오늘 퇴근 후 좀전에 항공권까지 완료했으니 숙소와 항공권이 끝나서 이제 핸드폰 들여다 볼 일이 별로 없을 테니 다시 눈이 회복되길 바란다. 숙소도 작년에 비해 좀 더 좋은 데로 잡았다. 뭐 고급 숙소 잡는 사람들이 보기엔 거기서 거기겠지만. 우리야 낮에 나가서 거의 밤에 들어오기 때문에 굳이 비싸고 좋은 숙소가 필요 없는 여행 스타일인데, 그래도 작년 숙소도 나쁘지 않았고 올해 숙소는 아마도 아내가 더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^^


숙소 예약은 며칠 전에 끝냈고(물론 무료 취소 가능 조건) 오늘 항공권 결제를 딱 완료하는 순간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여행이 확정된 것이다. 확정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무언가 걱정부터 밀려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. 이제 큰 돈이 나가는 것이 확정된 것이다. 애들은 아직 어리고 외벌이로 근근이 살고 있는데 큰 돈 나갈 생각에 여행에 대한 기쁨과 기대보다는 걱정부터 되는 것이다. 그래도 나 믿고 잘 살아주고 있는 아내와 아직 세상 경험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올해에도 해외로 여행을 떠나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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